80년 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핵무기의 비인도적 본질을 인류에게 각인시켰다. 카자흐스탄 역시 소련 시절 핵실험으로 큰 상처를 입은 나라다. SGI(Soka Gakkai International)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핵무기 폐기 관련 전시회와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와 관련하여, INPS Japan은 세계에 군축과 평화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주요 영자 신문인 아스타나 타임즈의 잔나 샤야크메토바 편집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샤야크메토바 편집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9월 아스타나에 모일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과 젊은 세대에게 역사를 전하는 중요성, 그리고 이를 위한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아스타나 타임즈 편집장 잔나 샤야크메토바와의 인터뷰
【도쿄/아스타나 INPS Japan=아사기리 카츠히로】
질문: 올해 8월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80주년이 되는 해로, 이 비극적인 사건은 핵무기의 참혹상을 전 세계에 계속해서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핵무장 국가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구 종말 시계는 현재 자정 89초 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시민 사회 운동이 군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더 폭넓고 지속적인 대중 인식을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종교 간 대화와 관용을 증진하기 위한 제8차 세계전통종교지도자회의가 개최됩니다. 종교 지도자들이 교육과 도덕적 리더십을 통해 평화와 핵 감축을 확대하는 데 잠재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답: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는 핵무기의 끔찍하고 파괴적인 힘을 보여줍니다. 원폭 사용은 인류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활동가인 카립벡 쿠유코프는 한 인터뷰에서 “국제 사회에는 수치스러운 순간이었고, 일본 국민에게는 공포의 순간이었다. 핵무기로 인해 다시는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영원히 빛을 비추며 그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쿠유코프는 소련의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에서 40년 동안 진행된 456차례의 핵실험으로 고통받은 150만 명의 카자흐스탄 국민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카자흐스탄이 1991년에 핵실험장을 폐쇄하기 전, 부모님이 핵실험에 노출된 탓에 팔이 없이 태어났습니다. 쿠유코프는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핵확산 방지 운동가이자 화가로, 그의 작품은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의 고통을 담아냅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평화 증진과 핵 군축에 있어 특별하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에서 세계전통종교지도자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자흐스탄은 군축을 향한 과감한 조치를 취해 왔습니다. 이 모임은 종교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평화가 단순히 정치적 목표가 아니라 영적인 목표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입니다. 만약 전 세계 지도자들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공포와 무관심에 머물러 있는 인식을 책임감과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일본은 평화 박물관, 교육, 그리고 히바쿠샤(원폭 피해자)의 증언을 통해 핵과 관련된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소련 시대 핵실험 피해자들의 경험을 보존하고 알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경험을 잊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 저는 카자흐스탄이 소련 시절 핵실험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특히 세메이와 같은 지역 사회를 형성해 온 생생한 경험입니다. 수많은 세대가 이러한 폭발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여전히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경험담이나 교육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공공장소에서 다큐멘터리와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면 이러한 과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학교 교육과정에 통합함으로써 학생들은 문학, 영화, 디지털 매체를 통해 인간적으로 교감할 수 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경험이 지속적으로 드러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단순히 기념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카자흐스탄의 경험에는 큰 울림이 있으며, 이를 침묵 속에 잊히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저희가 취재한 감동적인 이야기 중 하나는 1977년 ‘평화를 위한 자전거;를 공동 설립한 노르웨이의 토레 네얼란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0대 때 시력을 잃은 후, 그는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자신의 삶을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전 세계를 자전거로 횡단하던 중 히로시마 원폭 생존자를 만났는데, 그 생존자의 삶은 그가 핵 군축 운동에 전념하는 데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사례는 이러한 대화가 왜 여전히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카자흐스탄은 핵무기 폐기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주요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최초의 국가가 된 것입니다. 아스타나 타임즈를 비롯한 카자흐스탄 언론은 이런 역사적 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핵무기 감축과 확산 방지를 위한 카자흐스탄의 노력을 널리 전파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답: 아스타나 타임즈는 핵무기 감축에 대해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보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희 편집국은 핵 관련 사안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지지하며, 카자흐스탄이 핵확산 방지 노력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젋은 세대를 위한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저희는 이 주제에 관해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사회과학자인 마르잔 누르잔 같은 활동가들과도 협력해 왔습니다. 마르잔 누르잔은 핵 유산의 결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글을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특파원인 나기마 아부오바 기자는 2025년 3월 3일부터 7일까지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제3차 핵무기금지조약(TPNW) 당사국 회의를 취재하였습니다. 아스타나 타임즈는 이 행사를 현장에서 직접 보도한 유일한 카자흐스탄 영자 매체였으며, 아칸 라크메툴린 외교부 제1차관이 회의를 주재한 것은 자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또한 미래를 지향합니다. 올해 9월에는 아이바르신 아크메트칼리 기자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주최하는 비엔나 과학기술 콘퍼런스 시리즈(SnT2025)에 카자흐스탄 언론을 대표해 참석합니다. 이는 카자흐스탄의 목소리를 세계에 알리고, 핵실험 없는 세상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힘을 보탤 좋은 기회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핵감축 대화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으며, 아스타나 타임즈는 그 목소리를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카자흐스탄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강력히 지지합니다. 핵무기에 영향을 받는 국가 간 연대를 강화하고, 핵무기금지조약(TPNW)과 같은 전 세계적인 감축 노력을 진전시키는 데 언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그리고 전문 언론인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대중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토론할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답: 언론은 핵 영향을 받는 국가들을 하나로 묶고 핵무기금지조약(TPNW)과 같은 전 세계적인 노력을 진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카자흐스탄과 일본은 핵무기로 인한 비극적인 역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양국 정부와 국민 간의 연대를 위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정치적인 이유로 가려진 생존자, 운동가, 과학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세상에 알릴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핵무기가 개인과 여러 세대에 미치는 영향 및 부당한 피해를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제대로 인식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울러 핵무기금지조약(TPNW) 회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콘퍼런스 등의 행사를 보도하고, 젊은 세대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관점을 다룸으로써 대중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사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INPS Japan